(포탈뉴스) ◇ 수냐요가 인터뷰
Q 대표님과 업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5년 제주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요가 선생님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7년 동안 서울과 제주로 오가며 즐겁고 치열하게 요가를 즐겨왔습니다. 대중들에게는 이효리 씨의 요가 선생님으로도 유명한 한주훈 선생님이 저의 스승님이십니다. 저에게는 하타요가의 전신인 분인데 선생님께 배울 때마다 감동이 컸습니다. 어떻게 해야 내가 받은 걸 사람들에게 잘 나눌 수 있을까 생각하며 흉내 내고 싶었고 당연히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으로 제가 받은 감사함을 그대로 나누고자 하는 열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지어주신 요가원 이름인 SUNYA는 한문으로는 空(빌 공) 자로, 수학으로는 0으로 표기할 수 있는 개념을 뜻합니다. 한글 번역을 하면 '비어있다'로, '비워짐을 바라보는 순수의식 상태'를 말합니다.
Q 설립하게 된 동기가 어찌 되시나요?
A 상황이 흐르는 대로 따르다 보니 요가원을 개원하게 됐으며 자연스럽게 기왕 할 거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는 데에 정말 필요한 연습은 수용인 듯합니다. 필요한 걸 채우도록 삶이 이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시작했을 때보다도 운영하면서 확실히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Q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요가는 운동으로서의 기능적 측면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하나의 세계관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운동으로서 좋아하다가도 이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느 지점에서부터 요가와 어긋나는 것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제가 배운 요가는 그것마저도 다 괜찮다고 수용합니다.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말입니다. 제가 한주훈 선생님께 배운 화법이고 선생님의 지도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준이 없는 건 아닙니다.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 괜찮아지려면 결국에는 포용력이 엄청나게 넓어야지만 가능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관계에서의 포용력을 이해하고 나니 의외로 기술적인 방면이나 몸에 대한 이해를 받아들이는 것도 저절로 이해가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육에서 인간은 근원적으로 분별의 존재가 아니라 수용의 대상이라는 걸 선생님을 뵈면서 자연스럽게 배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실천하려고 합니다.
Q 수냐요가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차별성, 어필 포인트)
A 언젠가 한 학생이 늦어서 헐레벌떡 들어온 적 있습니다. 늦어도 괜찮다고 자주 말하는데 수업 마치고서도 계속 미안해하길래 정말 괜찮으니 다음에는 꼭 천천히 오라고 했습니다. 이 친구가 풀죽은 목소리로 세상에 늦어도 괜찮은 곳은 여기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찌나 힘들고 지쳐 보이는지, 너무도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늦으면 안 되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늦을 때는 그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그걸 인정해 줘야 조금 민망하더라도 스스로는 부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완벽하지 않은 매사에 상처도 덜 받고 스트레스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다들 너무 많은 경쟁과 압력에 섞여서 살고 있습니다. 보통 운동할 때 몸이 느끼는 걸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감각하기에 앞서서 무조건 최대치를 찍으러 갑니다. 의식은 다른 곳에 가 있고 움직이는 속도도 내 속도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의식, 호흡, 모두 내 것이 아닌 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걸 가쁘게 해내야만 하기 때문일 겁니다. 거기에 지쳐서 오시는데도 막상 습관적으로 이 시간마저 쫓기듯이 달리려고 하기에 여기서는 안 그래도 괜찮다고 자주 말씀드리곤 합니다. 처음엔 대부분 못 받아들여서 정말로 괜찮다고 반복적으로 말씀해 드립니다. 깊숙한 내면에서 스스로 괜찮다고 할 줄 알아야 회복이 빠르며 의식 전환에는 행위가 반드시 필요한데, 혼자서는 어려우니 움직이면서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본 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
A 운영을 결정할 때, 저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태를 잘 살피는 게 중요했습니다. 일부러 작은 스튜디오로 시작했는데 사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생활은 어렵습니다. 힘들 때마다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오다 보니 진심을 알아주는 학생도 생기고 선생님들도 생겼습니다. 지금은 넓은 공간을 빌려서 제가 다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는 걸 같이 해주고 계시기에 고맙고 뿌듯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서 자부심이 높습니다.
헌사 하는 마음 없이는 사랑, 직업, 관계 모두 유지하기 힘듭니다. 타인에게 이로움이 되는 즐거움, 그 자부심으로 사람들을 만나야지만 학생들에게도 좋고 강사들도 버틸 힘이 생깁니다. 나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사람인가 스스로 가려내는 것은 모든 전문이들의 피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타협하지 않는 자부심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강사 교육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게 검증한 선생님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동료가 생기니 혼자일 때 보다 훨씬 든든합니다. 식구가 생기니 계속 잘하고 싶고 힘도 많이 받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A 20년 넘게 지도하면서 알게 된 건 사람이 사람을 가르칠 수 없더라는 것이었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다시 고민하게 됐습니다.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왔지만 이를 뛰어넘는 것은 따뜻함이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만나는 학생들에게 만약 내게 고맙거든 내가 없는 순간에 본인 스스로에게 나처럼 대해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저 대신 나눠달라고 말입니다. 서로에게 따뜻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마지막으로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무엇이든 마음이 이끌리는 것에 조금 더 솔직해도 된다고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뒷일을 감당할 수 있다면 할 만큼 해볼 수 있다고 말입니다. 다들 기준은 이미 알고 있으나 역량은 각자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성인이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책임질 능력이 누구나 있습니다. 이게 맞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건 해보면 다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하기도 전에 내면에서도 외부에서도 다들 안된다고 합니다. 억압하면 결국 다른 곳으로 세게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하나의 기준을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자신을 믿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나의 한 부분이지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바랍니다. 일어나는 마음의 다른 부분도 나의 부분이며 양쪽 다 잘 존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하나가 전체를 지배하도록 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내가 자유롭지 못할 때 내 가까운 사람들의 자유도 허용하지 못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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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포탈뉴스(동국일보)]